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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임신했다고 참지만 마세요
소제목
약물이나 기호식품이 임신부에게 주는 영향
날짜 :
2004-03-30
전화번호 :
외래 02)2639-5240
출처 :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산부인과

내용

  • 축하드립니다. 임신이에요"
    임신을 바라던 산모가 의사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무척 기뻐할 것이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 왠지 불안이 싹튼다. '며칠 전에 감기약을 먹었는데', '계속 커피를 마셨는데', '엊그제 회식에서 동료들과 술 한잔했는데' 등의 태아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가지 걱정에 휩싸여 기쁨도 잠시. 그렇다면 기쁨을 접어둔 채 마냥 불안에 떨어야 하는지, 즉 약물이나 기호식품이 태아에 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간단히 살펴보기로 하자.

    어떤 물질이 뚜렷한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복용시기와 종류, 용량이 중요하다. 먼저 복용시기를 살펴보면 과거에는 임신 초기일수록 기형의 가능성이 더욱 높은 것으로 생각되어 치료적 유산을 시행했었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봐서 모체와 태아가 혈액순환이 이루어지기 전의 약의 효과는 'all or none'. 즉 약이 태아에 영향을 미치면 태아는 유산이 되는 것이고 태아가 잘 자라면 약은 태아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시기는 수정 후 2주까지를 말하는데 대체로 28일 주기로 규칙적으로 생리를 하는 가임 여성에서 마지막 월경일로부터 한달 정도를 의미한다. 한편 태아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약의 종류는 크게 다섯 가지(A, B, C, D, X)군으로 분류한다. A군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아주 안전한 약으로 증명된 것이지만 이런 약은 멀티비타민을 제외하곤 없으며, B군은 유의한 위험은 없는 약물로 페니실린이 대표적이다.

    C군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적절한 자료를 얻을 수 없는 약물로 임신 중에 흔히 복용하는 약물이 여기에 속하며, D군은 태아에게 위험이 있으나 약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태아에 대한 위험보다는 큰 약물로 항경련제가 여기에 속한다. X군은 분명하게 태아에게 위험이 되고 약물로 얻을 수 있는 이득보다 위험이 큰 약물을 말한다. X군에 속하는 여드름 치료제인 아이소레티노인은 중추신경계의 다발성 기형, 안면, 심혈관계의 기형을 유발한다. 대부분은 수정 후 3주에서 8주인 '배아형성기'에 중요 장기의 기형이 유발되는 것으로 보이나 각 장기에 따른 분화 시기가 다르므로 임신주수에 따른 약물의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하나의 약물이 같은 시기의 여러 장기에 영향을 미쳐 복합기형이 발생할 수 있으며, 하나의 기형이 같은 시기에 작용한 여러 인자 때문에 발생할 수도 있다.

    태아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약의 용량은 약물마다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각 약물에 따른 용량을 결정해야 한다. 이와 같이 약의 종류, 투약 시기, 약의 용량 등 3가지를 모두 고려하여 태아에 대한 약의 효과를 판정해야 하므로 섣부른 생각은 금기이며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여 태아 상태를 평가해야 한다. 더불어 각 질병에 따라(흔히 임신 중에 감기 및 방광염, 충치 등을 호소함)임신 중에도 복용 가능한 약물들이 있으므로 임신 중이라고 무조건 참지 말고 의사와 상의하여 적절한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산모 및 태아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기존에 내과적인 질환(갑상선 질환, 당뇨, 정신질환 등)으로 치료를 하고 있는 산모들이 태아를 위한다고 무분별하게 약물투여를 중단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서 태아에게 비교적 안전한 약으로 교체하는 것이 필요하고, 필요한 용량도 임신 기간동안에는 변할 수 있으므로 가능한 임신 전에, 늦어도 임신초기에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한편 흔히 즐기는 기호식품을 살펴보면 우선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은 기형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과량 복용 시에는 초기 유산이 될 수 있고 동물실험에서는 자궁-태반 혈류감소를 일으킨다는 보고도 있다. 하루에 한잔 정도 마시는 커피는 유해하지 않으므로 산모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까지 자제하는 것을 개인적으로는 반대한다. 오히려 여유를 가지고 편안한 자세로 (태교음악을 듣거나 태담까지 곁들이면 더욱 좋겠고) 하루에 한잔 정도의 커피를 즐긴다면 권하고 싶다. 하지만 백해무익한 담배는 태아에게도 역시 해롭다. 기형유발 물질은 아니지만 태아 성장 및 예후에 지대한 영향을 주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하며 간접흡연도 유사한 효과를 나타내므로 남편들에게도 주의를 요한다. 만성적인 과다 알콜섭취는 태아의 발달장애 및 유산, 분만시 합병증 등을 초래하지만 가끔 편안한 사람과 더불어 소량을 마시는 것은 오히려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조심스럽게 얘기하고 싶다.

    가끔 방사선에 노출되어 얼굴이 하얗게 상기되어 외래를 방문하는 산모들이 있다. 결정적인 시기는 임신 8-15주이며 치료적 유산을 고려해야 하는 방사선 용량도 상당히 높으므로 가족이 방사선 촬영할 때 보조자로서 노출된 용량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외래에서 초음파를 촬영할 때 '초음파 자체가 태아에게 기형을 유발할 수 있지 않을까'하여 초음파를 꺼리는 산모들이 가끔 있다. 물론 확실한 증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지는 무관하다는 주장이며 전자파에 대해서도 뚜렷한 증거는 없지만 인간 자체에게 해로운 것이므로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다고 얘기한다.

    산모도 여성인지라 당연히 외모에 관심을 갖게된다. 그러한 관심 중에 하나가 파머와 염색인데 이런 화학물질 역시 확실한 증거는 없는 상태이지만 개인적으로는 20주 이후로 허용을 하는 편이다.

    이상으로 임신 중 약물 및 기호식품을 복용하는 것에 관해서 간단히 살펴보았다. 여러 방면의 발달로 최근 산모들의 태아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궁금한 것은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고 편안하고 아름다운 태교로 무고한 태아가 다치지 않고 산모와 태아가 모두 건강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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