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백과사전

제목: 컴퓨터와 손저림

날짜 :: 2003-09-08
출처 ::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재활의학과

내용

컴퓨터의 공급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또한 사람들의 일상 생활에서 컴퓨터 앞에서 앉아서 자판을 두들기는 시간도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컴퓨터 자판을 두들기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여기저기 아프고 저리다고 호소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컴퓨터 자판을 장시간 반복적으로 사용하다 보면 근육, 인대, 그리고 관절에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하지만 신경에도 이상이 생긴다.

컴퓨터를 장기간 사용함에 따라 신경에 생기는 문제 중 가장 흔한 것이 수근관 증후군이다. 손목을 반복적으로 구부렸다 폈다 할 때 손목 부분에서 손목을 지나는 2개의 신경 중 하나인 정중신경이 손상을 받아 생기는 수근관 증후군은 물론 컴퓨터 작업에만 국한되어 발생하는 문제는 아니다. 스포츠, 가사일(설거지, 뜨개질), 농사일(호미질) 등 손목을 많이 쓰게 되는 어느 경우에서도 초래될 수 있으며 또한 당뇨, 갑상선기능 저하증, 이물질 침착, 관절염 등이 있을 때에는 손목을 많이 쓰지 않아도 올 수 있다. 일단 수근관 증후군이 생기면 엄지손가락을 비롯하여 인접 두 손가락이 저리거나 통증을 느끼며 이러한 증상은 밤중에 심해져 환자는 잠에서 깨어 손을 털거나 주무르게 된다. 심해지면 손에 있는 손바닥 근육이 마르게 되고 엄지손가락에 힘이 빠지게 된다.

또한 자판을 반복적으로 두드리다 보면 손목 부분에서 바깥쪽 손바닥이 반복적으로 압력을 받아 손목을 지나가는 또 다른 신경인 척골신경이 손상을 받게 된다. 척골신경이 손상을 받으면 약지 및 소지에 저린 감각 및 통증이 동반되며 경우에 따라 손바닥 근육과 손등 근육이 마르게 되어 손에 힘이 없어지게 된다.

자판을 반복적으로 두드릴 때 올 수 있는 또 다른 신경 손상은 엄지손가락에서 일어 나는데 엄지손가락으로 자판을 두드릴 때 자판에 닿는 엄지손가락의 한쪽 옆부분에만 저린감각 및 통증이 초래될 수 있다. 이는 엄지손가락의 한쪽 옆부분을 지나가는 신경이 반복적으로 압력을 받아 손상되어 초래된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은 컴퓨터 자판을 반복적으로 두들기는 사람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문적인 음악가 특히 건반악기를 다루는 사람에게도 올 수 있으며 운동선수 특히 볼링 선수들에게 많이 생기는 증상이기도 하다.

이처럼 컴퓨터 자판을 오래 두드리게 되면 근육, 인대, 관절 외에도 신경에 이상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이상이 오기 전 예방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컴퓨터 작업과 관련되어 신경 등의 이상을 예방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상황이 추천되고 있다.

1) 자판은 항상 팔꿈치 이하로 할 것
2) 화면은 눈 밑 1도에서 60도 사이로 할 것
3) 손, 손목, 팔이 닿는 부위에는 패드를 할 것
4) 컴퓨터 책상 밑에는 발을 놀릴 수 있는 공간을 둘 것
5) 등받이와 팔걸이가 있는 책상을 사용할 것
6) 작업 중 자주 휴식을 취할 것
7) 바른 자세로 앉을 것

일단 신경에 병이 생기면 컴퓨터 사용을 일정 기간 자제하는 것이 좋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손목 등의 움직임을 막기 위해 부목을 대는 것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통증이나 저린 감각이 심할 때는 진통제나 항우울제 같은 약제를 사용할 수 있으며 더러 손목 부위로 스테로이드를 주사하기도 한다. 근육의 위축이 와서 손에 힘이 없어질 때에는 수술로서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를 넓혀줌으로 더 이상의 악화를 방지하고 나아가서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