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백과사전

제목: 치매

날짜 :: 2003-09-08
출처 ::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내용

치매

우리나라에서는 치매를 흔히 '노망'이라고 부르는데, 기억력이 감퇴되어 같은 말을 반복하거나 방금 한 일을 잊어버리거나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며, 판단력이나 자제력을 상실하여 평소에 하지 않던 이상한 행동을 하는 상태로 알려져 있다. 가장 흔한 치매의 두 가지 유형은알쯔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이다. 알쯔하이머병은 여성에 많고, 연령이 증가할수록 많고, 치매의 가족력이 있는 가계에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아직 명확한 원인이 밝혀져 있지는 않다. 이에 반해 혈관성 치매는 주로 뇌졸중후에 발생하므로, 뇌졸중을 일으키는 신체적 질환, 즉고혈압, 당뇨, 심장병, 고지질혈증, 흡연, 음주 등 흔한 성인병들이 원인이 된다. 치매를 의심할 수 있는 열 가지 경고적 증상이 있다.

첫째, 업무에 지장을 주는 최근 사건에 대한 기억상실이다. 가끔 일, 이름 또는 전화번호 등을 잊어버리지만 나중에 기억해낼 수 있다면 정상이다. 치매환자는 자주 잊어버리고 나중에 기억해내지 못 한다.

둘째, 일상생활의 어려움이다. 누구든 가끔 불끄는 것이나 문잠그는 것을 잊을 수 있다. 치매환자는 식사준비와 식탁차리기를 스스로 하고 식사를 하지만, 이 모든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린다.

셋째, 언어장애이다. 뇌졸중후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 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흔히 있지만 서서히 회복되는 경우가 많으나 치매환자가 되면 간단한 단어를 잊어버리거나 부적절한 단어로 대치하며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게 된다.

넷째, 시간 감각이나 공간상의 방향감각 상실이다. 요일이나 날짜를 며칠 정도 착각하는 것은 정상이다. 치매환자는 밤낮이나 날짜, 계절도 모르고, 집밖에 나가면 길을 잃어버린다. 집안에서도 길을 잃고 자신의 방이나 화장실을 찾지 못하고 이방 저방을 들락거린다.

다섯째, 빈약하거나 감소된 판단력이다. 사람이 생각에 너무 열중하다 보면 자신이 한 일을 일시적으로 잊을 수 있다. 치매환자는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 자체를 잘 기억하지 못한다. 갓난아이와 있다가 혼자 집밖으로 나가버리므로 아이를 맡겨서는 안된다. 옷을 뒤집어 입거나 여러 개를 껴입는 등의 부적절한 행동을 보인다.

여섯째, 추상적 사고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계산을 하지 못 해 수치계산이나 장부정리같은 일을 하지 못 하고, 속담의 원래 뜻을 전혀 알지 못 한다.

일곱째, 물건을 엉뚱한 곳에 둔다. 누구든지 일시적으로 물건을 엉뚱한 곳에 둘 수 있다. 치매환자는 부적절하게 냉장고안에 다리미를 넣어두거나 설탕통속에 손목시계를 넣어둔다.

여덟째, 기분 또는 행동의 변화이다. 사람은 때때로 우울해지거나 변덕스러워질 수 있다. 치매환자는 급격한 감정의 동요를 보여, 뚜렷한 이유없이 눈물을 보일 정도로 기분이 가라앉았다가 갑자기 화를 낸다.

아홉번째, 인격변화이다. 사람의 인격은 나이가 들면서 다소 변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치매환자는 전과 달리 극도로 혼란스러워하거나 의심이 많아지고 두려움이 많아질 수 있다.

열번째, 자발성의 결핍이다. 집안일이나 사회적 의무에 싫증을 느끼지만 대개는 자발적으로 일을 처리한다. 치매환자는 매우 수동적이 되어서 하지 않으려 한다. 일을 하게 하려면 북돋우고 적극적으로 권유를 해야만 한다. 주변에서 이런 사람을 발견했다고 섣불리 치매란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

왜냐 하면,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고 모두 치매가 아니기 때문이다. 치료가능한 다른 원인으로 인한 병의 증상인 경우가 매우 많기 때문에 조기에 정신과 의사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만약 환자로 보이는 사람을 데려갈 수 없으면, 가장 잘 알고 있는 가족이나 친구가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서 자세한 이야기를 하고 상세하게 알아보아야 한다. 원래 상태로 회복시킬 수 없는 치매로 진단된다고 할지라도, 최근 다수의 치매 치료약물들이 개발, 효과가 입증되고 있고 점점 부작용이 적은 약물들이 소개되고 있다.
초기에 약물치료를 시작한다면, 치매의 진행을 느리게 하여 환자 자신의 생존기간동안 현저한 치매의 증상이 발현되지 않도록 할 수도 있어 조기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 환자에게는 관심과 따뜻한 배려가 필요하다.

지속적인 감정적 교류는 환자에게 안정을 주고 세상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다. 변함없는 애정과 지지는 더할 나위없는 치료제가 된다. 환자의 신체적인 건강에 유의하여야 한다. 음식을 주지 않는 등의 홀대로 인해 사망하는 경우가 종종 보고되고 있다. 적절한 영양공급이 되어야만 악화를 막을 수 있다. 환자가 보이는 행동적인 문제는 정신과 의사에게 상의해야 하며, 심각한 경우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입원치료시에도 가족의 관심과 변함없는 애정과 지지는 반드시 필요하다. 치매의 예방을 위해서는 첫째, 취미활동과 규칙적인 사회활동을 계속 하는 것이 좋다. 이런 활동은 신체적 및 정신적 건강에 도움을 준다. 둘째,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고지질혈증이 있으면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셋째, 흡연과 음주를 삼가해야 한다. 넷째,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여 항상 최상의 신체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다섯째, 창조적인 활동을 지속하고 다양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하여야 한다. 이 모든 노력들이 뇌의 인지적 비축(cognitive reserve)을 증강시켜 치매를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