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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장 - 인체의 정교한 정화장치

내용

• 신장은 몸 속 혈액에 축적된 노폐물을 걸러서 소변으로 배설시키고, 소변 배설을 통해 우리 몸 안의 염분과 수분량을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며, 여러 가지 호르몬 분비 및 작용에 관여한다.
  
  

  우리가 콩팥이라고 부르는 신장은 크게 세 가지 기능을 한다. 일상 생활로 체내 축적된 노폐물을 소변으로 배설시키고, 이러한 소변 배설을 통해 우리 몸 내부의 환경을 늘 일정하게 유지시키며, 또한 여러 호르몬들을 신장에서 합성하고 작용하게 한다. 이러한 기능은 신원(nephron)이라 불리는 기능적 단위에 의해 수행되는데, 신원은 한쪽 신장에 약 100만개씩 존재한다.
  
  

  ●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서 피를 맑게
  혈액 순환을 위해서 심장에서는 분당 4-5 L의 혈액을 뿜어낸다. 그 중 1/4에 해당하는 분당 약 1.2-1.5 L의 혈액이 신동맥을 통해 신장에 도달하면, 신원의 첫 부분인 사구체에서 여과되어 혈액을 정화시키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사구체여과라 하고 소변을 형성하는 첫 단계라 할 수 있다. 만약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사구체여과가 감소하여 체내에 노폐물이 축적되게 되며 이러한 질환을 신부전이라고 한다. 사구체에서 여과되는 혈액양은 하루에 약 180 L 정도이지만 우리는 대개 하루에 1-2 L의 소변을 배설한다. 따라서 사구체여과 후 신원의 다음 부분인 세뇨관에서 많은 양의 수분이 재흡수 된다.
  
  

  ● 체내 염분과 수분량을 조절
  세뇨관에서는 수분 뿐 아니라 염분, 칼륨 및 산•염기의 이동이 유기적으로 조절되어, 우리가 하루하루 겪게되는 다양한 여러 자극에도 불구하고 늘 일정한 체내 환경이 유지된다. 예를 들어 사람마다 식이 습관이 달라 하루에 섭취하는 염분 양은 서로 다르지만, 각자의 정상적인 세뇨관 기능을 통해 섭취한 만큼 소변으로 배설시키므로 체내 염분 양에는 별 차이가 없다.
  
  

  수분 섭취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체내에는 일정량의 수분이 존재해야 ‘오스몰’이라고 부르는 체액의 용질이 일정한 농도를 유지할 수 있다. 만약 오스몰 농도가 상승하면 삼투압에 따라 세포내 수분이 세포외로 이동하여 세포 용적이 줄어든다. 반대로 오스몰 농도가 저하되면 삼투압에 따라 세포외 수분이 세포내로 이동하여 세포는 팽창하게 된다. 이러한 체내 세포 용적의 변화는 세포 기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뇌 세포의 변화는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세뇨관은 수분을 섭취한 만큼 배설시키는 조절 기능을 통해 체내 일정한 수분량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편, 설사 등 탈수가 초래되는 상황에서도 세뇨관은 수분 재흡수를 증가시켜 적절한 수분 평형을 유지한다.
  
  

  ● 하루에 수분은 얼마나 섭취해야 적당할까?
  그러면, 과연 우리가 하루에 얼마만큼 수분을 섭취해야 적절한 것일까? 최근 인터넷 등 매체를 통해 건강에 관련한 여러 지식들이 전파되고 있다. 그 중 잘못된 것 중 하나가 많은 수분 섭취를 권장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혹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에서 수분 섭취가 부족하여 약간 탈수된 상태에 있으므로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한다. 물을 많이 먹으면 피부를 젊게 하고 관절을 부드럽게 하며 변비를 치료할 수 있다는 식이다. 국내외 의사들 중에도 이에 동조하여 하루 3 L 정도의 물을 마시라고 권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는 요로결석과 같이 매우 제한된 경우에 타당하지만, 신장 생리학적 측면에서 본다면 어리석은 생각이다. 더욱이 신부전 환자라면 섭취한 수분을 신장이 제대로 배설시키지 못할 것이므로 수분 과잉에 빠질 우려가 있다. 어느 정도 물을 먹어야 하냐고 물어오는 환자들에게 나는 늘 갈증을 느끼는 만큼만 물을 마시라고 권한다. 일반적으로 섭취하는 음식물 중에 이미 1 L 정도의 수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 소변 배설을 통해 항상 체내 수분을 일정하게 유지해
  
  우리 몸은 매우 오묘해서 체내 수분이 2%만 부족해도 갈증을 느껴 물을 찾게 되고 - 아마, 어느 음료의 이름이 여기서 기원된 듯하다 - 동시에 항이뇨호르몬이 분비되어 세뇨관에서 수분 재흡수를 증가시키므로 모자라는 수분량을 곧 채우게 된다. 반대로 수분 섭취가 과다하면 신장은 불필요한 수분량 만큼을 소변으로 배설시킨다.
  
  

  소변량이 적다고 걱정하는 경우를 가끔 만나는데, 대부분 정상적인 신장의 반응에 기인한 결과이다. 수분 섭취가 부족하면 수분을 체내에 간직하기 위한 신장의 요 농축능이 발휘되어 하루 소변량을 400-500 ㎖까지 줄일 수 있다. 만약 다량의 수분 섭취가 건강에 좋다는 잘못된 믿음에서 과도한 수분 섭취를 계속한다면 정상적인 신장의 요 농축능을 해칠 우려가 있다. 1995년 7월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때 한 여성이 장장 15일 9시간 동안 외부로부터 물 공급 없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신장의 위대한 요 농축능에 감사해야 한다.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리고 폐와 피부로부터 발산되는 수분 소실도 증가하므로 이에 대한 보충이 필요하다. 그러나 정상 성인이라면 얼마만큼 보충해야 하는가 고민할 필요 없이 생체 욕구에 따르면 된다. 즉, 신장은 뛰어난 조절 능력에 의해 자동적으로 수분 배설을 줄여줄 것이므로 갈증을 느끼는 만큼만 수분을 과외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폐 혹은 피부 발산으로 소실된 수분 보충은 맹물로 충분하지만, 땀에는 약간의 염분이 포함되므로 시중에서 판매되는 전해질 음료가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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