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백과사전

제목: 감기와 독감

날짜 :: 2004-03-25
전화번호 :: 외래 02)2639-5400
출처 ::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감염내과

내용

문 1: 감기에 걸렸을 때 약을 먹으면 2주만에 낫고 약을 먹지 않으면 14일이나 걸려 낫는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습니다. 이때 '낫는다'는 의미는? 몸의 면역체계가 바이러스를 물리친다는 얘기인지, 증세가 완전히 없어진다는 얘기인지?

답 1: 감기(common cold)와 독감(influenza infection)은 구분되어야 하는 질환이다.
감기의 경우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에 의하여 발생되는 비교적 가벼운 상기도 감염의 증상을 의미하고, 독감은 인플루엔자바이러스에 의해서 발생하는 상기도 감염으로 면역이 저하된 사람에서 폐렴이나 기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 감염임. 보통 감기의 경우 비교적 경미한 경과를 밟기 때문에 증상을 없애는 치료(기침, 발열, 진통)를 하면서 몸의 면역에 의해 바이러스가 제거되는 것을 기다리며 특이한 항바이러스제가 없음. 인플루엔자에 의한 독감의 경우 대증요법과 함께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되어 있음. 낫는다는 의미는 증상이 없어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면 됨.

문 2 : 그렇다면 보통의 경우에는 대증요법이 필요 없다는 얘기일 것도 같은데 대증요법의 효용과 필요 시기는?

답 2 : 대증요법은 증상을 완화시키기 때문에 필요하며, 치료는 빠를수록 증상을 못 느끼는 기간이 짧아지므로 유리함. 독감의 경우 증상 발현하고 3일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면 늦게 복용한 사람에 비해 발열, 기침, 근육통 등의 증상이 짧게 지속되기 때문에 유리함.

문 3 : 어떤 사람에게서 감기가 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악화되며, 이를 막기 위한 방법은?

답 3 : 독감이 폐렴으로 악화될 수 있는데 이는 주로 만성폐질환환자, 심혈관계질환자, 만성간염, 당뇨병, 신장병등과 같은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 그리고 65세 이상의 고령자이며 이런 사람이 독감에 걸리지 않게 하기 위해 또는 독감에 걸린 후 합병증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독감예방주사(인플루엔자 예방주사)를 접종함.

문 4 : 일반적으로 감기에 걸렸을 때 기침이나 고열은 인체가 감기를 극복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기침을 멈추는 약이나 열을 내리는 약을 먹으면 오히려 인체의 자연적인 면역반응을 방해하는 것은 아닌지?

답 4 : 기침은 호흡기의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반응이고, 열은 외부에서 침입한 물질에 대한 우리 몸의 면역반응이 일어나면서 발생하는 것이지만 이것이 너무 지나쳐서 몸이 불편해지고, 발열로 인하여 몸에 무리가 간다면(심장기능, 뇌기능) 이를 제거하여 편안한 몸의 상태를 만들게 하는 것이 유리함. 기침이나 발열을 좋게 하는 약제가 몸의 면역을 저하시켜서 바이러스 감염을 악화시키는 작용을 하지는 않음.

문 5 : 감기철마다 감기가 걸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남들보다 감기에 잘 걸리는 것은 왜 그런가? 체질 탓인가? 몸의 면역력과 감기 발병과의 관계는 어떤지?

답 5 : 보통 면역을 가진 사람이 평균 일년에 2회-3회 정도 감기에 걸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특히, 집안에 어린아이(초등학생이나 유치원생)가 있는 성인은 더욱 잘 걸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별히 면역이 저하 되었다기 보다는 피로나 영양상태 등에 따른 일시적인 면역기능의 약화가 있으면서 감기바이러스에 노출 될 수 있는 상황(사람이 밀집된 공간이나 어린아이들과의 잦은 접촉 등)이 남보다 자주 일어나기 때문일 것임.

문 6 : 이들은 대부분 자신이 알아서 증세별로 일반 감기약을 복용하거나 차를 다려먹는 등 '자가 요법'을 시행합니다. 이들이 특히 조심해야 할 사항은?

답 6 : 수일에 걸친 가벼운 발열과 기침 등은 자가 요법을 쓰면서 기다려 볼 수 있으나 3일 이상의 발열이나 심한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병원을 찾아가서 진찰하여 합병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겠고 특히 위에서 적은 합병증의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은 병원 방문을 초기부터 고려하는 것이 필요함.

문 7 : 감기와 독감은 추운 날씨와 겨울에 많이 발병한다는 것이 일반인의 생각입니다. 감기 바이러스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각각 활동하기 좋은 최상의 조건은? 그것과 발병이 관계가 있는지?

답 7 : 바이러스가 활동하기 좋은 습도 및 온도 그리고 이러한 바이러스가 퍼지기 좋은 조건인 여러 사람이 실내에서 밀집되어 생활하는 계절이 추운 계절이기 때문에 이때에 감기와 독감이 유행하게 되는 것으로 보고 있음.

문 8 : 독감 백신은 매년 맞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변종 탓이라고 하는데, 변종의 변이(變異) 폭이 크지 않아도 매년 맞아야 하나?

답 8 :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백신 접종 후 항체 지속기간을 고려하면 약 6개월 정도의 예방효과가 있기 때문에 같은 종류의 바이러스라도 재접종하는 것이 필요함.

문 9 : 독감 백신을 꼭 맞아야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답 9 : 상기한 독감의 합병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사람과 그와 함께 거주하는 사람이 꼭 맞아야하는 적응증이며, 여기에 해당하지 않아도 독감에 걸리고 싶지 않은 사람은 맞는 것이 좋음. 최근 미국에서는 연령이 50세 이상으로 낮추고 인플루엔자 유행시 임신의 2기 또는 3기가 되는 여성도 독감예방접종군으로 분류되고 있음.

문 10 : 현재 독감 백신은 몇 군데에서 생산하며 모든 제품의 품질이 같은지?

답 10 : 국내에서 사용중인 독감백신은 7종류이며 모두 외국에서 완제품을 수입하거나 원료를 들여와 가공하여 판매하고 있음. 제품의 품질의 차이는 모르겠으나 모두 WHO에서 권장하는 바이러스 균주를 사용하고 있음.

문 11 : 기타 사항은?

답 11 : 독감바이러스가 변이를 잘 일으키는 이유는 유전물질이 8개의 조각(segment)로 이루어져 있고, 불안정한 상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독감바이러스는 수십년을 주기로 대변이를 일으켜 이로 인해 많은 사람이 목숨까지 잃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대변이는 조류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와 사람에게서 유행하던 바이러스가 동시에 돼지에게 들어가고, 여기에서 유전자 재조합이 일어나고 이것이 다시 사람에게 전파되는 경로를 통해 일어난다고 보고 있음. 특히 새를 많이 기르고 기후가 따뜻한 중국의 남쪽지방(홍콩)에서 새로운 인플루엔자의 발생 가능성이 높고, 과거 수년전 홍콩에서 조류에서만 질병을 일으킨 조류독감이 사람에게 발생하여 수명이 사망하고 이 독감의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홍콩 당국이 이 지역의 모든 닭을 폐사시킨 적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