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백과사전

제목: 소아류마티스
소제목: 자가면역 조절기능 이상으로 생기는 소아 류마티스관절염, 강직성척추염, 전신성 홍반성루푸스

날짜 :: 2004-03-25
전화번호 :: 외래 02)2639-5200
출처 ::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내용

소아에게도 류마티스 질환이 생길 수 있습니다. 소아 류마티스 질환이란 각종 결체조직에 염증을 나타내는 자가 면역질환으로 여러 가지 면역 조절 기능의 이상으로 발생합니다. 소아에게 나타나는 주된 류마티스 질환은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JRA), 강직성 척추염(AS),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SLE), 소아 피부근염(JDM) 등 다양합니다. 이 질환들은 서로 공통된 증상들을 공유하고 있어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가 어렵고, 같은 질환이라도 치료에 대한 반응이 각기 다릅니다. 비록 정확한 치료를 해도 대개 수년 혹은 10여 년을 끄는 만성 질환들입니다. 한림의대 한강성심병원 소아과 김광남 교수의 도움말로 소아에게 생길 수 있는 류마티스 질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Juvenile Rheumatoid Arthritis ; JRA)이란?
최소한 6주 이상 지속되는 관절염이 주된 증상이며, 나타나는 증상에 따라 전신형, 다수 관절형, 소수 관절형 등 3군으로 분류합니다.

전신형은 매일 한두 차례씩 고열이 올랐다 내렸다 하고, 온몸에 발진이 생기며, 림프절 및 간·비장 등이 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절염 증상은 처음부터 있을 수 있지만, 열이 있은 후 수주 혹은 수개월이 지난 후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계속 활동성인 경우 전신적 발육 장애로 키가 자라지 않거나, 부분적 골 발육 장애가 나타나 소하악증(턱이 작아진다), 지단축 (손·발가락이 짧다), 비대칭형 하지(한쪽 다리가 길거나 짧다) 등이 나타납니다. 심한 경우 파괴성 다발성 관절염이 됩니다.

다수 관절형은 5개 이상의 관절에 발병하는 형태로, 무릎, 발목, 팔목 같은 큰 관절과 손발의 작은 관절에 이르기까지 여러 곳의 관절이 뻣뻣해지고 붓습니다. 특히 아침에 이 증상은 더 심하게 느껴져 몇 십분 혹은 몇 시간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혈청 중 양성으로 나타나는 다수 관절형은 관절염 증상도 심하고 만성이 되기 쉬우며, 심한 경우 관절 변형을 일으켜 결국 불구가 되기도 합니다.

소수 관절형은 4개 이하의 관절에 발병하는 형태로, 가장 흔한 경우로 완치률도 높은 편입니다. 무릎, 발목, 손목 같은 큰 관절에 발병하며, 특히 무릎(75%)에 제일 많이 발생한다. 소수 관절형은 I형과 II형으로 나뉩니다. 주로 I형은 여자아이, Ⅱ형은 남자아이에게 많이 나타납니다. Ⅰ형은 대개 4세 이전에 시작되며, 환자의 15-30% 정도는 눈의 합병증을 동반한다. 실명을 초래할 수도 있으므로 발병 후 2년 동안은 매 3개월마다, 그후 7년 동안은 6개월마다, 그후에는 1년에 한번씩 안과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II형은 대개 8세 이후에 나타납니다.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는 염증과정을 억제하고, 관절통을 없애 관절 기능을 최대한 보존시켜줍니다. 치료제로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화학요법제, 면역 억제제 등 다양하게 사용되며, 최근에는 TNF 수용체 길항제가 새로운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 강직성 척추염(Ankylosing Spondylitis)이란?
척추인대의 골화가 특징적인 질환으로 청소년기에 요통으로 시작되어 점차 고관절과 견관절에도 흔히 발생합니다. 여자보다 남자에게 10배정도 많이 발생하며, 수년 내지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어 결국 척추가 완전히 굳어버리게 됩니다. 심한 경우 모든 척추가 완전히 강직되고 굴곡되어 환자는 똑바로 서지 못하고 구부러져 땅만 내려다보며 걷게 됩니다. 원인은 분명치 않으나 HLA-B27 항원이 양성인 점을 고려한다면, 유전적 유발인자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치료는 소염 진통제와 병행하여 보조기 사용과 물리치료 등으로 통증을 감소시키고 동시에 염증을 줄여 변형을 최소화시킵니다.

●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Systemic Lupus Erythematosus ; SLE)란?
루푸스란 원인 불명의 류마티스 질환으로, 자가 항원에 대한 자가 항체를 형성(즉, 우리 몸이 자기 자신을 적으로 인식하여 항체 형성)하여 여러 장기를 공격해 염증을 유발시켜 손상을 입힙니다.

증상은 매우 다양하며 소아에게는 흔히 열, 피로감, 관절통이나 관절염, 발진 등이 나타납니다. 피부 병변으로 뺨에 나비모양 발진이 특징적입니다. 장막염은 흉막, 심막, 장막 등에서 모두 발생 할 수 있으며 심장병까지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신경계 증상으로는 경련, 정신병, 뇌졸중 및 말초 신경염 등을 일으킵니다. 또한 신장을 침범하여 고혈압, 부종, 신장염 및 급성 신부전증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루푸스 치료에 가장 중요한 점은 정기적인 진찰 및 검사를 철저히 하여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해 주어야 합니다. 최근에는 진단과 치료의 발전으로 5년 생존율이 90% 이상 되지만, 아직도 상당수의 환자들이 감염, 신장염, 중추신경질환, 폐출혈 및 심근 경색증 등으로 사망하고 있습니다.

● 신생아 루푸스(Neonatal Lupus)란?
루푸스 산모 환자의 자가 항체가 태아에게 전염되어 발생하며, 신생아에게 선천성 심블록, 피부병변, 혈소판 감소증, 백혈구 감소증 등이 나타납니다. 선천성 심블록은 아기 심장이 뛰지 않아 출생 즉시 심박 조율기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심하지 않은 경우 산모의 항체가 완전히 소실되는 시기가 되면 증상이 호전되어 생후 6개월이 지나면 자연 회복됩니다.

● 소아 피부근염(Juvenile Dermatomyositis ; JDM)란?
소아 피부근염은 특징적인 피부 병변과 진행성 근육약화를 동반하는 전신성 혈관 병변으로 소아에서 가장 흔한 염증성 근육질환입니다. 원인은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의심되나 아직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평균 발병 연령은 6세이며, 남자아이에 비해 여자아이에게 2배정도 많이 발생합니다. 증상은 피로감, 미열, 체중감소 등으로 서서히 나타납니다. 발진은 햇볕에 노출된 부위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약 2개월 후 근육 약화가 뒤따릅니다.

발진은 조기 진단에 도움을 주나 루푸스, 경피증 등과 같은 다른 결체조직 질환과 식별이 되어야 합니다. 발병 초기에는 안검 주위에 자색 착색이 나타나고, 병의 활동기에는 손등에 자색의 작은 몽우리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근육 약화는 서서히 진행되어 처음에는 느끼기 힘드나 차츰 계단을 오르기 힘들고, 앉았다 일어서기조차 힘들어 집니다. 그리고 활동기에는 골밀도가 감소하여 골절이 될 수 있으며, 만성 염증시 근육의 섬유화나 칼슘의 침착으로 근육에 딱딱한 석회 결절 등이 만져집니다. 합병증으로 기도의 근력 저하와 폐세포 섬유화로 인한 흡인성 폐렴이 발생하며, 진행성 장 천공으로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적극적인 면역 억제제 치료로 완치율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류마티스 질환에 대한 예방법은 없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정기적인 검진과 전문의 정확한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는 적절한 치료가 최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