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백과사전

제목: 신혼여행에서의 건강관리

날짜 :: 2004-03-16
전화번호 :: 외래 02)2639-5590
출처 ::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내용

상쾌한 계절, 가을이 다가왔다. 우리 나라의 가을은 결혼의 계절이기도 하다. 결혼준비라는 것이 꽤나 복잡하고 번거로운 일이지만 의사의 입장에서 결혼과정에 꼭 포함하라고 권하는 중요한 일 주의 하나는 두 사람의 건강진단서 교환이다. 서로의 건강상태를 사전에 충분히 알아두는 것이 앞으로 건강한 부부생활을 하기 위하여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여성에서 생기는 오줌소태
특별한 병이 없이 건강한 남녀가 결훈을 한 경우에도 신혼여행에서 쉽게 생기는 문제 중의 하나가 여자 쪽에 서 발생하는 오줌소태이다. '오줌소태'란 소변이 자주 마렵고 소변을 봐도 찔끔찔끔 나오고 시원치 않으며, 소변볼 때 쓰라리고 아픈 증상이 생기는 병인데, 이것이 바로 방광염 중상이다.

우리 몸의 양쪽 옆구리 안쪽에는 소변을 만들어 내는 신장(콩팥)이 있고, 여기서 만들어진 소변은 길고 가느다란 튜브모양의 요관(오줌줄)을 타고 내려와 아fot배 안쪽에 풍선모양으로 생긴 방광(오줌통)에 모인다. 방광에 오줌이 절반이상 차면 소변이 마려워지고, 이 소변은 요도를 통해 밖으로 배출된다. 신장과 요관, 방광, 요도를 모두 합쳐서 '요로기관(비뇨기관)'이라고 하며, 이 요로기관에 세균이 침입하여 생기는 병이 '요로감염'이다. 요로감염은 매우 흔히 생기는 병이고, 남자보다 여자에게 8배나 더 많이 생긴다. 감염이 생긴 부위에 다라 신장염(신우신염), 방광염, 요도염 등으로 부르는데 그 중에서도 제일 흔한 병이 방광염이다.

오줌소태 즉, 방광염이 생기는 제일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성관계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혼여행 도중이나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오줌소태로 고생하는 여성들이 매우 흔하다. 그래서 신혼여행을 가서 3-7일이 지나면 여자들 중의 상당수는 10분이 멀다하고 화장실을 들락거려야 하고, 혹시 무슨 큰 병에 걸린 것은 아닌가, 성병이 생긴 것은 아닌가 하고 남자를 의심해보기도 하면서 속앓이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성관계 후에 생기는 방광염은 성병이 아니다. 여자들은 요도가 짧고 요도입구가 질과 가까이 붙어있기 때문에 성관계를 하는 동안에 요도주변이 자극이 심하게 되면서 바깥쪽에 있던 세균이 요도를 통해 방광으로 타고 올라가서 생기는 병이 방광염이다. 방광염이 생기면 소변을 금방 보고도 또 마려운 증상이 생긴다. 소변이 마려우면 참기가 힘들 정도로 급하며, 소변을 볼 때 따끔거리고 쓰라리고 화끈거리듯 아프고, 아랫배 쪽이 뻐근하게 아픈 증상도 생긴다. 소변색도 탁하고 냄새가 많이 난다.

신혼여행에서나 평상시 부부관계를 할 때, 이러한 방광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우선 너무 과격한 성행위를 피한다. 질 주변을 너무 자극하면 그만큼 세균이 요도속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피임을 위해서 질 속에 넣는 피임기구(정액을 차단하기 위해 질 속에 넣는 기구, '다이아프램'이라고 함)나 정충을 죽이는 살정제를 사용하면 방광염이 더 잘 생기므로, 피임은 이외의 다른 방법으로 하는 것이 좋다. 성관계를 가진 후 바로 소변을 시원하게 보면 들어갔던 세균이 도로 빠져 나오므로 방광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평소에도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두 세시간마다 규칙적으로 보도록 한다. 너무 꽉 끼이는 바지나 팬티, 타이즈 등은 방광염을 잘 일으키므로 피하는 것이 좋고, 가능하면 헐렁한 바지나 치마를 입는 것이 좋다. 대변을 보고 나서 뒤를 닦을 때는 반드시 앞에서 뒤쪽으로 닦아야 항문주위의 대장균이 요도로 침입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런 주의를 해도 방광염 증상이 생겼다면, 잠자기 전에 욕조에 뜨끈뜨끈한 물을 받아서 엉덩이를 담그고 앉아 있는 '좌욕'을 약 10분간 며칠동안 시행하면 심하지 않은 방광염은 치료가 가능하다. 더운 물 좌욕을 2-3일간 해봐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으면 병원을 방문하여 방광염 치료제(항생제)를 3일 정도 복용해야 한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신장까지 염증이 퍼져서 입원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증상이 약하더라도 계속되는 경우에는 참지 말고 병원을 방문하여 의사와 상담하고 확인하여 치료하는 것이 좋다.

정신적 스트레스
사람이 살아가는 일생동안 생기는 스트레스의 크기를 점수로 환산하면 배우자의 죽음이 가장 높은 점수를 나타내지만, 결혼도 그에 못지 않게 높은 점수를 보인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두 사람이 모두 전혀 새로운 생활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것은 심한 스트레스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신혼여행에서부터 발생하기 때문에, 제대로 극복하지 못하면 신혼여행이 곧 이혼여행으로 바뀌는 것을 가끔 보게 된다. 결혼까지는 정확히 알지 못했던 상대방의 세세한 버릇이나 습관을 신혼여행을 가서야 정확히 관찰할 수 있고, 여기에서 생기는 갈등이 그렇게 작은 것이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 예를 들면, 평소에 누가 잠자리에서 이를 가는 것을 끔찍이도 싫어하던 사람이 신혼여행을 가서 함께 잠자리에 든 신랑이나 신부가 이를 가는 것을 목격한다는 사실은 그렇게 유쾌한 일은 못된다. 그리고 부부싸움의 첫 시작은 치약을 짤 때, 맨 아래쪽에서 눌러 짜는 것과 중간을 눌러 짜는 습관의 차이에서부터 시작한다고도 하지 않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20여 년간 살아오고 버릇 들여온 습관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포용적인 자세를 가지는 것이다. 작은 습관의 차이로 갈등하는 것보다 서로의 장점을 확인하려는 태도를 가지고 보다 큰 앞으로의 공통적인 지향점에 대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토론하고 설계해 나가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혹시 새롭게 표출되는 습관이나 관점의 차이 때문에 갈등이 생긴다면 숨기지 말고 완곡한 표현으로 털어놓고 의견을 나누어 적절히 해소하는 것이 더 좋다. 그렇지만 바로 그 자리에서 따지고 설득하려는 행동은 상대방의 자존심을 다치게 할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부분의 습관은 옳고 그름으로 판단되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신혼여행의 첫날밤에는 1-2시간 정도 조용하고 따뜻한 토론시간을 가지고 새로운 가정의 미래 모습을 그려보고, 부부간의 의견을 존중하려고 노력하고 마음을 표출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 서로 그동안 살아온 과정과 각자의 꿈과 희망, 살아오면서 자신에게서 밝혀진 장단점을 밝히고, 이러한 점들을 두사람이 함께 노력하여 바람직한 방향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생각해보고 나누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양쪽 집안간에 있을 수 있는 갈등의 소지를 한번쯤 되새겨 보고, 이의 해소를 위한 방안들에 대한 의견을 나눠보는 것도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명령과 복종의 관계나, 어느 일방의 희생을 강요하는 부부관계를 그리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서로를 동일한 인격체로 인정하고 가사일이나 가족관계에서나 함께 부담을 나누려고 마음먹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는 첫날밤이 되어야 한다.

자녀출산의 계획
아기가 태어나는 것은 새로운 가정에서 축복 받을 일이고, 행복한 일이기는 하지만 역시 새로운 스트레스에 직면하는 일이기도 하다. 따라서 부부 두사람의 일치된 의견을 통해서만 자녀출산의 시기와 횟수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출산시기는 태어날 아기의 건강을 위해 여성의 나이가 가장 중요하다. 여성의 나이가 20대 때에 아기를 출산하는 것이 가장 건강한 아기를 출산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30대를 넘어서면 건강한 산모라고 하더라도 다운 증후군을 비롯한 기형아를 출산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특히 35세 이후에는 그 가능성이 급격히 증가한다. 또한 출산을 늦추기 위해 피임을 하는 경우, 1년 이상 피임을 하게 되면 이유 없는 불임증에 걸릴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고 한다.

따라서 아이의 첫 출산은 결혼후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시작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피임을 하는 경우에는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피임방법은 여성의 피임약 복용이고, 가장 간편한 방법은 남성이 콘돔을 사용하는 것이다. 생리주기를 이용한 피임방법은 생리주기가 일정한 여성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데, 가장 임신이 잘 되는 시기 즉, 생리시작한 날부터 11일째에서 17일째까지의 기간에는 성관계를 피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생리주기방법이나 질외사정을 통한 피임법은 실패하기 쉽다.

해외로 신혼여행을 갔을 때의 건강주의 사항
요즘은 신혼여행을 해외로 가는 신혼부부가 많다. 위생상태가 좋은 나라로 가서 깨끗한 호텔에서 생활하고 오는 경우에는 별 문제가 없으나, 동남아 등을 비롯한 우리 나라보다 생활환경이나 위생상태가 나쁜 나라로 여행을 가는 경우에는 예상치 못한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몇가지 주의사항을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출발하기 전에 여행 계획을 명확히 세워야 한다.
출발하기에 앞서 최소한 6주전에는 건강상태 점검과 주의사항을 듣기 위하여 의사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 몇 가지 질병은 효과적인 예방을 위해서 최소한 6주전에 예방접종을 해야 하는 병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건강상태가 양호하고 질병이 없는지, 치아상태는 건강한지, 어떤 약들을 가지고 가야하는지도 자세히 설명을 들어야 한다.

건강과 관련된 기타 준비사항도 점검해 두어야 한다.
외국에 나갔을 때 의료보험 혜택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평소 복용하던 약은 충분히 처방을 받아서 가지고 가야하며, 약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기록해 가야한다. 응급처치함도 마련해 가는 것이 좋다.

가장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은 설사병이다. 이것을 '여행자 설사'라고 한다. 여행자 설사가 잘 생기는 지역이 동남아시아 지역인데, 이런 곳으로 간다면 음식을 주의해서 섭취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잘 끓인 음식을 먹는 것이 최선이다. 길거리에서, 특히 위생처리가 안되었거나 날것으로 된 음식물을 함부로 사먹지 않는 것이좋다. 과일은 직접 껍질을 가서 먹고, 물도 상점에서 포장되어 파는 물을 사 마시는 것이 좋고, 아니면 탄산음료를 사서 먹는 것이 안전하다. 얼음도 주의해야 한다. 이를 닦을 때도 포장된 물을 이용해야 한다.

그리고, 모기가 있어서 말라리아가 유행하는 나라에 갈 때는 예방약을 처방 받아서 복용하여야 한다. 출발하기 1-2주 전부터 복용하고 여행 도중에 계속, 그리고 돌아와서 4주간 복용을 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라.

강이나 호수에서 수영이나 물놀이를 하는 것도 위험하다. 아프리카 일부지역의 물에서는 주혈흡층증(Schistosomia 또는 빌하르쯔 등) 에 걸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모기가 전파하는 병이 많은 나라로 갈 때에는 이런 곤총에 물리지 않도록 스스로 보호를 잘 해야 한다. 'DEET'라고 하는 성분이 포함된 피부에 바르거나 뿌리는 곤충퇴치약('보디가드'라는 상품명으로 팔리고 있음)이 매우 효과적이다. 약국에서 이 약을 구입할 수 있다. '피메트린'이라는 옷에 뿌리는 약도 있다. 이 약으로 처리된 옷을 입고 잘 때는 모기장을 반드시 치는 것이 좋다.

사람이 너무 많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안전벨트 같은 안전장치가 없는 수송수단도 타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잘 모르는 길을 특히 밤에 혼자 차를 몰고 다니는 것은 피해야 할 일이다.

여행용 응급처치함에는 가져가는 비상약이나 평소 복용하던 약물을 약 이름(성분명)과 복용법을 적은 병에 넣어서 보관해가야 한다. 설사나 복통약을 준비하고 필요하다면 복용할 항생제를 처방 받아서 보관한다. 제산제와 설사약을 가지고 가는 것이 좋다. 기침약을 비롯한 감기약은 준비해야 한다(코푸시럽, 항히스타민제 등).

타이레놀, 부루펜, 아스피린 같은 진통제나 해열제도 준비하여야 한다. 항생제 연고, 1회용 반창고, 스테로이드 연고, 일광차단제(SPF 15이상), 입술 연고 등도 도움이 된다.

배나 비행기, 자동차를 타면 멀미를 잘 하는 사람은 멀미약(드라마민)도 준비해야 한다. 가위, 핀셋(tweezer), 손톱깎이, 주머니칼, 체온계, 거울 등도 함께 응급처치함에 준비하는 것이 도움이 될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