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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주인가 약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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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요즘같은 때는 퇴근길의 포장마차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여러가지 스트레스나 피곤함 때문에 우리는 술을 마신다. 물론 기쁜 일이 있거나 축하할 일이 있을 때면 말할 것도 없고, 슬프거나 허전함을 느낄 때에도 술 한잔이 그립다. 이래저래 우리는 '술 권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술은 긴장과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주고 불안감이나 우울증도 감소시켜 준다. 적당한 음주는 행복감과 자존심을 높여주어 사람을 활기차게 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의학적으로도 프랑스와 같이 포도주를 버릇처럼 마시는 나라에서는 심장병의 발생이 적어 알콜의 심장병 예방효과에 대해서 어느정도 인정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긍정적인 측면은 '적당한' 음주를 하는 경우에만 해당되는 말이다. 그런데 어디 술이란 것이 항상 적당하게만 마셔지는 것이던가? 한잔이 열잔이 되고 열잔이 몇병으로 늘어나 결국은 고주망태가 되어서야 직성이 풀리는 것이 우리나라 애주가들의 음주습관 아닌가 말이다.
  
  

  과음을 계속하여 생기는 건강문제는 한 두가지가 아니다. 술 때문에 생기는 가장 흔한 건강문제는 잘 알고 있듯이 간의 손상이다. 계속 과음을 하면 간에 지방질이 쌓여 지방간이 생기고 경우에 따라서는 알콜성 간염으로 발전하거나 심하면 간경화증으로 되기도 한다. 술을 마시기 전에 간장약을 먹으면 간이 보호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것은 전혀 근거없는 얘기다.
  
  

  지방간이나 알콜성 간염은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고 기껏해야 피로감이나 소화불량, 오른쪽 윗배의 거북감 등의 증상이 생기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 정도이므로 대부분 간이 나빠지는 지도 모르고 그냥 방치하게 된다. 그래서 괜찮겠거니하고 계속 술을 마시다 보면 결국 간경화증으로 발전되어 회복이 불가능해지는 수가 많다. 그렇지만 간경화까지 진행되지 않은 경우에는 술을 금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간의 손상은 완전회복이 가능하다. 따라서 애주가들은 정기적 건강진단을 통하여 간기능이 손상되지 않았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그외에도 술에 의한 질병은 많다. 식도나 위장의 염증이 술 때문에 생기게 되고,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이 악화되어 위장출혈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설사가 자주 발생하며 췌장염이 생겨 심한 복통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많다. 만약 임신중의 여자가 술을 자주 마시면 알콜이 태아에 영향을 미쳐 유산이나 사산, 태아의 발육이 나빠지거나 선천성 기형 따위의 위험도 있다. 가벼운 음주는 성욕을 북돋아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만성적인 과음은 오히려 발기부전이나 불임을 유발한다. 또한 만성 과음자는 일반인에 비해 암 발생률이 10배 정도나 높다고 하며, 특히 혀, 구강, 식도, 위, 간, 췌장 등에 암이 잘 생기게 된다.
  
  

  게다가 술을 자주 많이 마시는 사람들은 식욕이 저하되어 식사를 거르는 경우가 많다. 그 래서 영양결핍이 생기고 빈혈, 비타민 결핍증, 신경염 등이 잘 생기고 면역기능이 떨어져 여러 가지 세균의 감염도 잘 생긴다. 심하면 알콜성 치매로 발전되어 남들보다 젊은 나이에 노망환자가 될 수도 있다. 추운 겨울날에는 만취한 사람이 찬 곳에서 잠이들어 동사하거나 마비증세가 생긴 것을 흔히 보게되며, 음주운전으로 죽는 교통사고는 또 얼마나 많은가.
  
  

  지나친 음주를 몇 년간 계속하다보면, 술을 안 마시고는 못견디는 알콜중독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알콜중독이 별로 많지 않다고 생각되어 왔으나 최근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도 외국에 못지않게 많은 알콜중독자가 있으면서도 제대로 밝혀지지 못하고 있음이 알려졌다. 알콜중독은 신체적인 장애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나 사회적으로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없게되어 결국은 직장과 가족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폐인으로 전락하게 되는 심각한 질환이다.
  
  

  그렇지만 모든 사람에게 술을 금하라고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미 언급하였듯이 자신의 건강을 해치지 않으면서 술을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술을 마시면서도 건강을 보호하려면 다음과 같은 주의사항들을 지켜나가야 한다.
  
  

  음식물을 충분히 섭취한 후에 술을 마시면 알콜의 흡수가 억제되므로, 술을 마실 때는 식사를 거르지 말아야 하고, 안주도 충분히 먹으면서 천천히 마시도록 한다. 만약 어쩔 수 없이 과음하게 된 경우에는 최소한 3일이상 금주하여 손상된 간이 회복될 시간을 주어야 한다.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과음한 다음날은 수분섭취를 많이하여 남아있는 알콜성분이 빨리 대사되어 빠져나가도록 도와주어야 하고 자극적인 음식이나 과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서로간에 억지로 술을 권하거나 술을 잘 마신다고 자랑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스트레스나 감정의 변화, 과로 등을 술로 해결하려는 것보다는 운동이나 취미생활로 해소하는 습관을 들이려고 노력해야 한다.
  
  

  즐겨 술을 마시는 사람이 혹시 예전에 비해 피로감이 심해지고 소화장애나 복통증세가 자주 생긴다면 병원을 방문하여 술에 의한 질병이 생기지 않았는지 확인해보고,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자주 과음하게 되는 애주가들은 정기적인 간기능검사 등의 건강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아주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술 때문에 생긴 질병들은 대부분 금주를 통하여 깨끗이 나을 수 있기 때문에 지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러한 주의사항만 잘 지켜나가면 독주가 아닌 '약주'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알콜중독의 위험을 알아보는 방법>----
  * 다음 항목중 4개 이상에 해당되면 알콜중독의 위험이 있다.
  
  1. 고독, 슬픔, 우울 등의 감정이 생기면 주로 술로 이를 해결하려 한다
  2. 혼자 술마시는 것을 즐긴다
  3. 술 마신 다음날은 해장술을 마신다
  4. 취기가 오르면 술을 계속 마셔야 직성이 풀린다
  5. 술을 마시고 싶은 충동이 생기면 거의 참을 수가 없다
  6. 술취한 후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최근 6개월간 두 번 이상)
  7. 나의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이 술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느낀다
  8. 술로 인해 직장일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9. 배우자나 보호자가 내 술버릇 때문에 나를 떠났거나 떠날 것이라고 경고한다
  10. 술이 깨면 진땀, 손떨림, 불안, 좌절감 또는 불면증을 경험한다
  11. 술이 깨면서 공포감이나 온몸이 심하게 떨리는 증상을 느끼거나 혹은 헛것을 보거나 이상한 소리(환청)를 들은 적이 있다
  12. 과음하는 문제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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