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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컴퓨터를 많이 사용해서 손목과 손가락이 저려요
출처 :
재활의학과 장기언 교수

내용

  • 컴퓨터 문명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컴퓨터를 장시간 연속해서 사용하고 난 뒤, 때때로 손등과 손목과 팔꿈치가 쑤시고, 심할 때는 손가락까지 저린 경우를 한두 번씩은 경험했을 것이다. 이런 현상이 왜 일어나는 것일까? 모두가 컴퓨터 탓인가?

    이런 현상은 우리 인체가 가지고 있는 특이한 해부학적 구조와 관계가 있다. 사람의 손목은 손가락으로 가는 많은 힘줄과 신경과 혈관이 손목의 좁은 부분을 통과하게 되어 있다. 조물주는 이렇게 중요한 구조물들이 다치지 않고 또 밖으로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하여 손목뼈를 둥글게 도랑처럼 파서 지하터널을 만들고, 그 속에다 이 구조물들을 매설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수도관'이 아니라 '수근관'. 즉 '손목터널'이다. 이렇게 배관의 안전은 확실하게 확보했지만, 공간이 비좁아서 속의 구조물들이 마찰과 압박을 잘 일으킨다. 특히 손목을 굽힐 때 그 손목 공간은 훨씬 더 좁아지게 되어 압박을 심해진다. 컴퓨터 자판을 칠 때, 자판의 높이가 팔의 높이와 맞지 않아 손목이 아래로 굽혀져 있을 때가 가장 좋지 않으며, 손목을 위로 굽히고 일할 때도 물론 좋지 않다. 특히 마우스의 장시간 과도한 사용은 손목의 굴신을 반복하게 하여, 손목과 손등의 힘줄이 현악기 현처럼 긴장된 상태에서 손목터널 속과 손등 부위에서 마찰을 일으켜, 손목터널증후군과 신전근 건초염의 주요한 발생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자판을 칠 때나, 마우스를 잡을 때나, 다른 도구들을 잡을 때, 손가락에 힘이 많이 들어간 상태에서 손목을 움직일 때가 가장 좋지 않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증상은 손가락이 저리는 것이 가장 흔한 증상인데, 좀더 심해지면 손가락 끝의 감각이 이상해지거나 둔해진다. 특히 밤에 자다가 손가락이 따끔거리고 후끈거리는 증상이 심해, 잠을 깨는 경우가 생긴다. 손이 저릴 때, 손을 털어 주면 증상이 조금 좋아지는 특징이 있어, 손을 자주 터는 습관이 생긴다. 나중에는 운동신경까지 압박이 되어 손의 쥐는 힘까지 약해지면 병세가 상당히 진행되었음을 의미하므로 빨리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자가진단 방법은 자신의 두 손등을 손등끼리 서로 마주 대고, 가슴 앞으로 들어올려 양 손목이 90도로 꺾이게 하고 약 2분간을 기다린다. 이때 1,2,3,4번 손가락의 일부가 저려오면 양성반응으로 손목터널 증후군이 의심되는데, 이때는 병원에서 신경전도검사를 하여 확진을 하게 된다. 자가치료 방법은 밤에 잘 때 손목 부목이나 스프린트를 손목의 중립위로 대어 밤중에 손목이 굽혀지지 않게 해주면 증상이 많이 좋아진다. 일할 때도 대고 있으면 증세는 물론 더 빨리 호전된다. 이 스프린트는 약 2-4주 해주는 것이 좋다. 손목터널증후군을 병원에서 치료하는 방법은 비스테로이드 항염 약제를 경구로 사용하거나, 손목터널 부위에 초음파치료, 전기치료 등의 물리치료를 하거나, 손목터널 안쪽으로 스테로이드 주사를 하거나, 손목터널을 덮고 있는 횡수근 인대를 절개하는 수술방법 등이 있는데, 최근에는 관절경으로 간단하게 수술하는 방법이 정형외과에서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예방은 역시 손목의 올바른 자세, 특히 손목을 중립으로 두고 컴퓨터 자판을 치는 습관이 가장 중요한데, 즉 손목에서 각이 생기지 않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컴퓨터 자판의 높이와 의자의 높이를 잘 맞추어야 한다. 자판의 높이는 팔의 전완부(앞팔)가 지면과 수평이 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피아노 칠 때의 손모양 같이 손목과 손바닥이 수평을 이루어야 한다. 팔꿈치는 70-90도 정도 굴곡 되고, 의자의 팔걸이를 사용하여 팔을 이완시킬 수 있으면 더욱 좋다. 손목 받침대를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 한시간에 10분씩은 손과 손목을 쉬게 하고, 컴퓨터 일을 하다가도 가끔씩은 손가락을 스트레칭 시켜주고, 손목도 신전방향, 굴곡방향으로 신전시켜 주며, 손목과 손가락을 천천히 원을 그리며 돌려주는 것이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