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 아기가 태어나 건강하고 올바로 키우기 위해 이런 저런 고민이나 준비물이 많아지게 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선택해야 하는 것이 새 아기에게 무엇을 먹이느야 하는 것, 즉 엄마젖을 먹일지 분유를 먹일지 결정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엄마들은 모유가 좋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부분 분유를 먹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 모유수유율
우리나라 모유수유율은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산모의 모유수유율은 1970년 이전 96%이던 것이 90년 35.4%, 98년 26.1%로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 여성이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는 미국도 70년대 25%에 불과하던 모유수유율이 98년에 75%로 늘어나고 유럽은 90%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우리나라 모유수유율이 낮은 것은 모유수유와 관련해 잘못된 오해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의 산모가 모유를 먹일 수 있다.
모유수유와 관련된 잘못된 상식들
1. 젖을 먹이면 유방이 보기 싫어진다.
유방과 복부의 근육은 임신을 하면 호르몬에 의해 늘어나게 되므로 수유와는 상관없이 임신 그 자체에 의해서 유방이 커지고 약간 처지게되어 탄력성을 잃는 것처럼 보이게 되지만 젖을 먹이게 것과는 큰 상관이 없다. 젖을 먹이면서 유방 크기에 맞는 브래지어를 착용하면 젖을 뗀 뒤 평상시 모습을 회복할 수 있다.
2. 제왕절개한 산모는 젖을 먹일 수 없다
우리 나라 산모들이 외국에 비해 유난히 제왕절개로 아기를 낳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대부분의 산모가 수술후에 먹거나 맞게되는 여러 가지 약이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넘어갈까봐 걱정이 되어 신생아에게 분유를 먹인다. 그러나 모유수유를 하려는 산모에게는 아기에게 안전한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고 실제로 제왕절개 후에는 항생제나 약을 별로 투여하지 않는다. 꼭 필요한 경우라도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나서 약을 투여하면 된다.
3. 모유량이 적어서 모유를 먹일 수 없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 모유량은 자신의 아이에게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충분한 모유가 생긴다 젖을 빨리면 빨릴수록 젖의 분비는 많아지므로 오히려 모유수유를 앓으려고 하는 것이 모유량을 줄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러나 산모가 진통과 분만과정에서 탈수가 심하거나 임신중 빈혈 증상이 있거나 출산 때 하혈을 많이 했을 경우에는 모유량이 적어질 수가 있다. 평소에 충분한 식사를 하고 임신중 빈혈예방을 위해 철분이 많은 음식을 먹고, 빈혈이 있으면 빈혈치료제를 복용하도록 하여야 모유량이 많아진다는 것을 알아둘 필요는 있다. 탈수로 인해 모유량이 적을 경우에는 미역국, 물, 주스 등으로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도록 한다.
4. 직장여성은 출산휴가가 끝나면 모유를 계속 먹이기 어렵다
요즘은 모유를 짜서 넣고 다닐 수 있는 휴대용 유축기가 있어서 직장에서 모유를 짜서 냉장고에 보관하였다가 퇴근 뒤 아기에게 먹일 수 있다. 모유는 실온에서 6시간 정도까지 균이 번식하지 않으며 냉동상태에서는 6개월까지도 저장할 수 있다.
5. 산모가 B형 간염 보균자이어서 못 먹인다.
산모가 B형 간염 보균자일 때도 젖을 먹일 수 있다. 이미 태반을 통해 B형 간염 항체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기를 낳자마자 간염면역글로불린과 간염 예방접종을 맞히기 때문에 수유를 하는 것은 지장이 없다.
6. 약간의 미숙아나 쌍둥이를 낳았을 경우에는 모유를 먹일 수 없다
심하지 않은 미숙아는 정상아보다 오히려 모유수유를 할 필요성이 더 크며,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100% 모유수유가 가능하다. 쌍둥이를 낳았을 경우도 필요한 만큼의 모유가 나오므로 충분히 젖을 먹일 수 있다.
7. 아기에게 황달이 생겨서 모유를 못먹인다
실제로 엄마젖을 먹이면 아이에게 황달이 조금 더 심하게 생길 수는 있지만 이런 경우에는 2-3일가 ㄴ젖을 먹이지 말고 황달이 없어지면 다시 먹이면 된다.
모유의 장점
1) 모유는 자연적으로 특별히 사람에게 맞게 만들어진다. 갓난 아기에게는 모유만큼 훌륭한 영양이 있을 수 잆다.
2) 모유는 완전히 살균이 되어있는 음식이고 신선한 음식이다. 사서 먹일 필요가 없어서 경제적이고 먹이기도 쉬우며 언제나 일정한 온도로 유지된다
3) 모유는 아이에게 소화가 되기 쉽고 구토나 설사, 복통, 장출혈, 습진 등의 여러 가지 알레르기 질환이 발생하지 않는다
4) 모유에는 비타민이나 각종 무기질 영양소가 충분히 들어있고 인공적으로 넣은 영양소보다 소화흡수가 더 잘된다.
5) 모유에는 여러 가지 면역물질이 많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아기가 생후 1년 동안 소화기계통이나 호흡기 계통의 질병에 걸리는 것을 예방해주며 특히 초유에는 이러한 면역물질의 농도가 높다.
6) 모유에는 뇌의 발달에 도움이 되는 타우린 성분이나 양질의 단백질이 많아서 아기의 두뇌 발달에 좋은 영향을 준다
7) 모유를 먹이면 엄마와 아기의 신체접촉이 많아지면서 아기에게 심리적으로 안정을 준다
8) 모유에 들어있는 독특한 성분들은 아기가 이유없이 갑자기 사망하게 되는 유아돌연사 발생가능성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또한 아기가 성장한 후에라도 각종 알레르기성 질환이나 천식의 발생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9) 아기에게 모유를 먹인 엄마는 나중에 유방암이 생길 가능성이 낮아진다
모유수유를 하지 말아야 하는 경우
1) 엄마의 젖꼭지가 갈라지거나 피부감염이 생겨서 유방에 균이 들어가 유선염이 생기면 아기에게 균이 들어가 전염될 수 있으므로 젖을 빨리지 말아야 한다. 그 외에도 엄마가 급성 세균감염이 생긴 경우에도 수유를 피한다.
2) 엄마가 심한 당뇨병을 앓고 있거나 신장염, 결핵, 심장병, 만성 빈혈이나 영양실조가 있을 때는 수유를 피하는 것이 좋다
3) 엄마가 임신중독증이나 과다한 출혈, 패혈증 등의 산후 합병증이 생긴 경우에는 수유를 금한다.
4) 산모가 정신병이나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이 있을 때에는 수유를 피한다
5) 아기에게 유당불내증이나 페닐케톤뇨증 등의 모유를 먹이면 심해지는 선천성 대사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모유를 먹일 수 없다
6) 아기가 선천성 구개파열(토순)이 있으면 젖을 빨지 못하므로 모유수유를 시킬 수 없다. 그러나 젖을 짜서 먹일 수 있다
7) 심한 미숙아일 경우에는 모유수유가 불가능하다
모유를 많이 나오게 하는 방법
1) 젖을 빨리는 것이 젖이 많이 나오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젖을 빨릴때는 한번에 한쪽 유방을 완전히 비운 후에 교대하는 것이 더 좋다. 모유를 빨린 후에 젖이 조금 부족해 보이더라도 연달아 우유를 먹이는 것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젖을 빨리는 시간은 양쪽 유방을 합해서 20분 정도면 충분하다
2) 엄마의 평소 식성을 감안하여 충분한 칼로리, 단백질, 수분, 비타민 등을 포함한 좋은 식사를 먹도록 한다. 비타민 D와 같은 영양제를 보충하는 것도 좋다
3) 엄마는 불안이나 우울증, 공포감 같은 심리적 불안감이 없는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주변에서 엄마의 육체적, 정신적 안정을 위해 세심한 배려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수유와 관련하여 예를 들면 산후 1주일 동안은 젖이 많이 나오지 않는 것을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젖을 계속 빨리면 점차 젖의 양도 많아지고 아기도 편안해 한다. 젖꼭지가 처음에는 들어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고, 젖을 빨리면 아프기도 하며, 아기도 불만족스러워 하는 것 같지만 젖을 계속 빨리다보면 모두 좋아진다. 2주 이상 젖을 빨려도 아기의 체중이 잘 늘지않고 아기가 계속 보채면 젖의 양이 부족한 것으로 본다. 여러 가지 노력을 해도 젖의 양이 부족하면 우유를 보충해서 먹일 수밖에 없다. 모유를 먹인 후에 원래 먹여야 하는 우유의 절반 가량을 먹여 보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일단 우유를 먹이기 시작하면 우유병을 빠는 것이 더 쉽기 때문에 아기는 차츰 우유병을 더 많이 빨게 되고 모유는 덜 먹게 된다.
아기가 젖을 충분히 빨았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아기에게 젖이 부족하지 않고 충분하게 먹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몇가지 있다.
1) 젖을 다 빨린 후에 아기가 별로 보채지 않아야 한다.
2) 하루에 6-8회 정도 소변을 본다
3) 출생 이후에 빠졌던 아이의 체중이 2주만에 출생시 체중까지 돌아온다
4) 한쪽 젖을 빨릴 때 엄마의 다른 쪽 유방에서 유즙이 조금씩 흘러나오면 모유의 양이 충분한 것을 의미한다
5) 아기가 대변을 매일 4번 이상 본다
이유는 언제하나
생후 5-6개월이 지나면 모유의 분비량도 줄어들기 시작하고 아기의 성장속도도 빨라져서 엄마젖 만으로는 충분한 영양공급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다른 영양식사를 함께 주어야 하므로 이유를 시작해야 한다. 이유란 어머니 젖을 그만 먹이고 숟가락과 컵으로 영양을 시작하는 것을 말하는데 짧게는 4개월부터 길게는 18개월까지 사이에 이유를 한다. 모유를 먹이는 시간을 길게 하면 엄마의 배란을 늦추는 효과가 있어서 피임이 될 수 있으므로 다음 아기의 출산을 늦출 수가 있다.
이유를 일찍 시작한다고 아기의 성장과 발달에 더 좋다는 보고도 없고, 이유를 시킬 때는 엄마나 아기 모두에게 스트레스가 생길 수 있으므로 가급적 서서히 진행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2일 간격으로 하루는 모유, 하루는 우유로 먹도록 하면서 차츰 우유 먹이는 것을 늘리거나 모유를 먹인 후에 우유를 먹이는 방법으로 모유 빠는 시간을 줄여나간다.
이유를 하는 방법은 우유와 함께 철분이 첨가된 곡분을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상품으로 나와있는 곡분에는 여러 가지 곡식가루와 달걀노른자, 고기 간 것, 녹황색 채소 등이 함유되어 있다. 이유를 5-6개월째부터 시작했다면 시작한 첫 한 달 동안은 하루에 한 두 번 정도만 이유식을 주는 것이 좋고 그 다음에 조금씩 횟수를 늘려간다. 완전히 이유를 완료하는 시점은 대개 만 1살을 전후한 시기이다. 이때는 어른들처럼 밥 세끼와 간식, 우유로 영양을 보충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