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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결혼전 건강진단

출처 :: 가정의학과 윤종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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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의 계절 가을이다. 결혼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두 사람의 남녀가 결합하여 새로운 공동생활환경인 가정을 만드는 과정이다. 결혼준비라는 것이 그렇게 단순한 것도 아니고 여러 가지 준비사항이 많지만, 의학적인 측면에서는 건강한 가정을 이루어 나가기 위해 신경써야 할 내용도 많다. 그 첫 시작으로, 예비부부가 함께 건강진단을 받아보고, 서로의 건강진단서를 교환하는 것도 중요한 혼수준비의 하나라고 본다. 결혼 후 태어날 자녀의 건강을 위해서도 그렇고, 부부간의 건강한 생활을 위하여 상호간에 신경써 주어야 할 내용을 미리 점검해 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신혼부부를 위한 건강검진'이라고 해도, 각각의 건강상태를 확인한다는 의미에서 일반적인 건강진단과 큰 차이는 없다. 그러나 새로운 만남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건강 위험인자를 고려 한다면 가장 중요한 점은 전염성 질환이나 유전성 질환의 확인이 중요하다.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지만, 가끔 자신의 혈액형을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나중에 아기가 태어났을 때 간혹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하고, 특히 우리나라에 드물기는 하지만 Rh- 혈액형을 가진 여성의 경우에는 아이를 출산할 때 유산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므로 ABO형 및 Rh형 혈액형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 매우 흔하고 밀접한 접촉을 통해 전염이 잘 되는 질병의 하나인 B형 간염은 남녀 모두에서 확인해 보아야 할 중요한 전염성 질환이다. 현재는 많은 사람이 학생 때에 간염 예방접종을 맞고 있어서 점차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전체 인구의 5-10%가 B형간염 보균자로 확인되고 있고, 세계적으로 간염이나 간경화증, 간암과 같은 만성간질환의 유병률이 높은 상태에 있다. 그리고 상당수의 사람들이 자신이 간염바이러스 보균자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경우도 많다. 특히, 여성이 B형간염 바이러스 보균자인 경우에는 태어나는 자녀에게 전염시킬 가능성이 매유 높기 때문에, 반드시 확인하여 미리미리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결혼한 부부는 성접촉이 잦아지므로, 성관계를 통하여 전염될 수 있는 질환에 대해서도 남녀 모두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매독은 최근에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줄었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고, 불결한 성관계를 통하여 전염이 가능하다. 감염된 후 제대로 치료되지 않으면 수년에서 수십년간 잠복기간을 거치면서 병을 일으킬 수 있고, 여성에서 감염되어 있으면 태아에게 선천성 기형을 유발한다. 매독에 감염되었는지는 혈액검사로 확인할 수 있으며, 예전에 감염되어 치료가 되었더라도 감염 흔적이 나타난다.

최근 들어 우리 나라에서도 점차 확산되고 있는 주요한 성병의 하나가 후천성 면역결핍증(AIDS)이다. 초기에는 오염된 혈액을 잘못 수혈받거나, AIDS가 많은 나라에 여행을 가서 옮아오기도 했으나, 국내에서도 감염자가 생기면서부터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수개월에서 1년 이상의 잠복기를 거쳐서 발생하는데, 드물기는 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확인할 필요는 있다. 혈앰검사로 확인한다.

요즘은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임질은 대표적인 성병이다. 여성은 감염이 되어도 별로 증상이 없고, 남성에서는 요도가 아프고 가려운 증상이 생기면서 농이 나오는 성병이다. 요도분비물울 검사하여 확인한다.

콘딜름증(곤지름병)이라는 병은 성기에 사마귀같은 것이 돋는 병으로 성관계시에 전염이 잘 된다. 눈으로 진찰하여 확인이 가능하다.

여성에서 질염을 잘 일으키는 트리코모나스 감염이나 탄디다 감염도 성관계를 통하여 전염이 될 수 있는 병이다. 여성의 질 분비물을 검사하면 확인이 가능하다.

그 외에도 사타구니나 성기 주변에 발생하는 음, 사면발이증(음모에 기생하는 기생충 감염), 전염성 연속종(성기주변 피부에 바이러스 감염으로 생기는 피부병), 음부포진(조그만 물집이 자주 생기는 병)등도 성접촉을 통해 전염이 될 수 있는 질환들이다.

여성에서 확인해야 할 몇가지 검사 항목이 있다.
풍진항체 검사가 대표적인데, 풍진은 피부발진과 열, 감기몸살 증상을 앓는 바이러스 감염지로한으로 임신초기에 걸리면 태아에게 선천성 기형을 일으킬 수 있는 병이다. 따라서 결혼전에 혈액검사를 통하여 풍진 항체검사를 받아보고, 항체가 없다면 예방주사를 미리 맞아두는 것이 현명하다. 그러나 주의할 사항은 풍진 예방주사를 맞은 경우에 주사를 맞은 후 최소한 3개월 동안은 임신을 하면 안된다.

생리통이 심하거나 생리량의 변화가 심한 여성들은 간혹 자궁에 살혹(자궁근종)이나 난소에 물혹(난소낭종)이 있는 경우가 있으므로 초음파검사를 통하여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자궁근종이나 난소낭종은 악성종양이 아니므로 걱정할 병은 아니지만, 때때로 불임이나 유산, 생리불순의 원인이 되므로 미리 확인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오줌소태가 자주 생기거나 냉이 많은 여성들은 방광염, 질염에 대한 검사를 받아보고 치료를 받고, 예방을 위한 교육을 미리 받아두면 결혼 후 질병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 외에도 자신의 비만도를 비롯한 신체적인 조건, 영양섭취나 식사습관의 문제, 당뇨나 고혈압, 콜레스테롤 수치 등의 일반적인 건강상태를 미리 확인하여 서로의 건강위험도를 미리 알아두는 것이, 결혼 후 일상생활에서 주의해야 할 내용을 고려하여 생활계획을 세울 수 있으므로 필요한 일이다.